-새벽 4시 반을 넘어섰을 무렵, 모두 함께 하치베를 나왔다.
하늘 전체가 푸르스름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새벽의 냉기가 눈동자를 기분 좋게 자극했다.
다시 밤샘으로 술을 마시고 말았다는 약간의 죄책감도 있었지만.
가게 앞에서 해산해서 지하철 팀은 언덕길을 내려가고 국철 팀은 언덕길을 올라갔다. 23p
-"애, 히사오." 똑바로 마주 서더니 히사오를 올려다보았다.
"어디, 얼굴 좀 똑똑히 보여봐." 어머니는 히사오의 뺨에 손을 얹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만 도쿄에서 혼자 사는 것도 마음껏 즐 겨봐, 응?"
"웅." 대답하면서 왠지 쑥스러웠다.
"열여덟 살이라. 참말로 좋다, 청춘이란." 그런 말을 절절히 곱씹는 어머니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히사오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러면 건강하게 잘 지내라."
어머니가 떠나가는 것을 히사오는 창문 너머로 배웅했다.
어머니는 골목길을 돌아갈 때까지 세 번쯤 돌아보았고 그때 마다 손을 흔들었다. 93p
-하지만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남의 속마음을 들으면 어쩐지 나 자신까지 치유된 듯한 기분이 든다.
사람들끼리 서로 통하면 용기가 솟구친다. 도쿄의 에너지는 분명 수많은 사람의 에너지다. 37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