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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꿈꾸는 20대 청년의 이야기

01
Jan
Admin | #

<불편한 편의점>


◆ 함께한 플레이리스트 ◆

◆ 밑줄 문장 ◆
-다음 날 염 여사는 도시락 폐기 시간에 맞춰 편의점으로 나왔다가 노숙자 사내가 야외 테이블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가을 저녁의 쌀쌀함이 느껴지는 가운데 사내는 수그린 채 담배꽁초와 종이컵, 맥주 캔을 주섬주섬 줍고 있었다. 굼뜬 움직임으로 집어 든 쓰레기들을 분리수거함으로 가져가 신중히 살핀 뒤 분리하는 모습은 꽤 근사해 보였다.

-“내가 말이 너무 많았죠? 너무 힘들어서……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독고 씨가 들어줘서 좀 풀린 거 같아요. 고마워요.”
“그거예요.”
“뭐가요?”
“들어주면 풀려요.”
선숙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자기 앞에 선 사내의 말을 경청했다.
“아들 말도 들어줘요. 그러면…… 풀릴 거예요. 조금이라도.”
그제야 선숙은 자신이 한 번도 아들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제나 아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만 바랐지, 모범생으로 잘 지내던 아들이 어떤 고민과 곤란함으로 어머니가 깔아놓은 궤도에서 이탈했는지는 듣지 않았다.
언제나 아들의 탈선에 대해 따지기 바빴고, 그 이유 따위는 듣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이거…….”
독고 씨가 대뜸 무언가를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삼각김밥 투 플러스 원 세트였다.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선숙에게 독고 씨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아들 갖다줘요.”
“아들을요? ……왜?”
“짜몽이 그러는데…… 게임하면서…… 삼각김밥…… 먹기 좋대요. 아들 게임할 때…… 줘요.”
선숙은 말없이 독고 씨가 내려놓은 삼각김밥을 보았다. 아들은 예전부터 삼각김밥을 좋아했다. 선숙이 편의점 일을 시작하자 폐기 삼각김밥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선숙은 삼각김밥을 챙기지 않았다. 아들이 방에 박혀 게임하며 그걸 먹는 꼴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말없이 삼각김밥을 내려다보는 선숙의 귀에 독고 씨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근데 김밥만 주면…… 안 돼요. 편지…… 같이 줘요.”
선숙이 고개를 들어 독고 씨를 바라보았다. 독고 씨가 선숙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는데, 그녀에게는 그런 그가 정말로 골든 레트리버처럼 보였다.
“아들한테…… 그동안 못 들어줬다고, 이제 들어줄 테니 말……해 달라고…… 편지 써요. 그리고…… 거기에 삼각김밥…… 올려놔요.”
선숙은 독고 씨가 건넨 삼각김밥을 다시 내려다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독고 씨가 바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지폐 세 장을 꺼냈다.
“내가 사는 거예요. 어서…… 찍어요.”
선숙은 상사의 지시를 따르듯 독고 씨가 시키는 대로 삼각김밥에 바코드 리더기를 가져갔다.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기계음이 들리자,
그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오가던 불안감이 완료된 기분이었다. 사람 대신 개를 믿는 선숙은, 착한 큰 개처럼 보이는 독고 씨의 말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독고 씨가 이를 드러내며 웃고는 돌아서 편의점을 나섰다.


Edgar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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